‘PC방’은 2000년대 초 창업 유망업종으로 꼽혔다. 미국 블리자드의 인기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비롯,

채팅·이메일 검색 등을 하기 위해 몰려드는 학생들로 PC방은 돈방석에 앉았다. ‘3개월만 하면 초기

투자비를 뽑고도 남는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덕분에 동네 구석구석에 PC방에 우후죽순으로 생겼고

PC방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PC방은 수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손님이 줄고 있기 때문. 예전과 같은

대박은 커녕 경영악화로 먹고살 궁리에 PC방 업주들은 고민에 빠졌다. 여기에 정부에서 내려오는

각종 규제 마저 PC방 업주들을 압박하고 있다.

◆PC방, 폐업속출…모바일 시대 설자리 잃어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C방 수는 1만9014곳으로로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2만 곳 이하로 추락했다. PC방 수가 가장 많았던 2001년(2만3548곳)과 비교하면 20% 정도 숫자가

감소했다.

PC방 숫자가 줄고 있는 이유는 폐업은 물론 PC 보유대수 100대 이상 대형업소들이 등장하면서

소규모업소들이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인터넷검색이나 메일확인을

위해 PC방을 들리던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아울러 PC에서 하던 게임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서도 즐기는 시대가 열리면서 PC·온라인게임의 매력도 줄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 같으면 집에 두고 쓰던

 PC와 PC방에 있는 제품이 성능차이가 났지만, 최근에는 이런 현상조차 사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PC방을 찾는 고객수가 줄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4월 전국 1600개 PC방 업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PC방 하루 평균 방문자수는 올해 112.0명에 그쳤다. 2009년 126.6명, 2010년

121.0명과 비교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PC방 매장의 경영환경이 ‘악화되었다’는 응답이 70.4%

에 달했다.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2.8%에 그쳤고, ‘차이없다’가 16.8%를 기록했다.

◆각종 규제 태풍 몰아쳐…정전·셧다운제 악재 겹쳐

올 한해 정부는 PC방을 겨냥해 각종 규제들을 쏟아냈다. 완전금연구역지정(보건복지부), 청소년 출입금지

및 고용금지 조치(여성가족부), 화재책임보험 의무가입(소방방재청) 등이다. 이 같은 규제는 PC방을 운영하

면서 필요한 것이지만, 문제는 하루 아침에 모든 규제를 따라야하면서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로 PC방 경영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김찬근 회장은 “현 정부 들어 업계 현황을 감안하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들이 매년

5~6건씩 신설되고 있고, 이를 다 지키기 위해서는 업소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정부에서는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규제만 만들어내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PC방은 지난 9월 정전사태에도 대규모 피해도 입었다. 인터넷PC문화협회 집계 결과 전국 약 72개

지역에서 5164개 업소가 30분~1시간 동안 순환 정전사태가 일어나 최소 25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달 20일부터는 청소년의 심야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가 시행에 들어간다. 미국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등 온라인게임의 심야 서버를 전면 차단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PC방

인기게임 중 하나인 스타크래프트를 제대로 즐길 수 없게 돼 PC방 입장에서는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